<칼럼>경제는 소리없는 음악

기사입력 2006.09.0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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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부국으로 통하는 유럽과 미국 등은 언제부터 잘사는 나라가 됐을까. 18세기 산업혁명 이전 유럽각국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이 기아로부터 해방된 것은 불과 2~3세기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가 테오필로 루이즈에 의하면 중세시대 3~5년마다 기근이 유럽을 강타했다. 역사학자 리처드 던에 따르면 1565년 한 해만 해도 함부르크 주민 4분의1, 1575년 이후 3년간 베네치아의 주민 3분의1, 1656년 나폴리 인구 거의 절반, 프랑스 보베의 경우 매년 전체 어린이 3분의 1이 기근으로 사망했다.

그리스 로마시대 반짝하던 유럽은 1000년 이상 그야말로 암흑기를 보냈다. 18세기 들어서야 포크와 스푼을 사용하기 시작할 정도였다. 기근에서 해방된 것은 1570년경 남미로부터 감자가 보급되면서부터다.

반면 당나라와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중국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였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기 87년 전 중국의 정허(鄭和)는 7회에 걸쳐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원정했다. 배의 규모 역시 콜럼버스의 배가 250t급 3척에 88명 승선이었던 데 비해 정허의 배는 317척, 배 한 척의 길이가 150m, 너비 62m, 8000t급이었다. 하지만 정허세력의 급부상에 위협을 느낀 집권층의 항해금지령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이보다 훨씬 전. 통일신라 장보고는 9세기 초 동중국해 일대의 해상권을 장악, 중국과 일본을 잇는 삼각 무역을 주도했다. 당시 10만 이상이 살던 경주는 숯으로 밥을 지어 연기가 안 나는 도시였다. 상인의 아들이 정권을 창출할 정도로 무역이 발달했던 고려는 부국 중의 부국이었다. 벽란도에는 각국 무역상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명나라와 조선은 뒤늦게 억상정책을 쓰면서 유럽의 중세시대와 같은 암흑기로 빠져들고 만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일까. 앨빈 토플러는 신간 ‘부의 미래’를 통해 제3의 물결과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이가 시작된 1950년대 중반부터는 부의 중심이 아시아로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거쳐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가의 융성이 바로 그것이다. 80년대 중국이 수문을 열면서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하고 있다. 2050년에는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경제의 40%, 정보기술(IT)산업의 절반, 첨단군사력 절반이상이 아시아에 있을 것이다.”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은 산업혁명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를 음악에 비유했다.

“경제는 눈에 띄지 않는 리듬에 맞춰 고동치고 진동하는 음악과 같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쉼없이 흐르는 경제음악(economic music)의 일부분이 된다. 이 경제음악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는 경제의 화음을 동시화(synchronizing)로 표현했다. 동시화가 잘 이뤄지는 나라일수록 상상 이상으로 부강해진다는 것. 기업은 100마일로 달리는데 다른 조직이 따라오지 못할 경우 엇박자가 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는 미국사회를 기업은 시속 100마일, 비정부기구(NGO) 등 시민단체는 90마일, 가족은 60마일, 호박에 박힌 화석처럼 흘러간 노래를 부르는 노조는 30마일, 정부는 25마일, 관료보다 더 보수적인 교육집단은 10마일,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5마일, 정치집단은 3마일, 법은 1마일로 달리는 자동차로 비유했다.

한국사회의 속도는 얼마일까. 기업은 세계최고로 기가 시대를 자랑하는데 나머지는 소리만 요란한 고장난 차라면 정말 큰 일이다.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우주 밖에 나가서야 깨닫는다면 너무 늦다.

 

[광주리포트 gjrep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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