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주고 불이익 받아서야

기사입력 2011.08.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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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운/본사 주필

서울시 주민 투표는 보수와 진보, 한나라당 과 민주당을 남북 관계만큼 이나 소원하게 만들어 놓았다. ‘나쁜 투표’라고 외쳐 댔던 광풍이 지나가면 세상이 좀 조용해지려니 했다. 상황은 거꾸로다. 정치권은 미래를 셈하느라 더 바빠졌다. 복지 소리는 보다 더 강하게 들려온다.

경제 대국들이 적자 재정난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뉴스는 아랑 곳 않는 것 같다. GDP 세계 순위 1, 3위인 미국과 일본은 신용이 떨어져 한 등급 강등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오로지 재정 위기 탓이다. 일본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0%나 된다. 망하다 시피 한 그리스의 140%와 비교하면 일본의 상태는 위기 수준이다.

요즘 사회는 서민의 살맛을 빼앗는 악재만 나딩구는 형국이다.일본은 기회 있을 때 마다 한국 정부에 충고 한다. 재정 상태가 자신들처럼 최악이 되기 전에 조심 하라는 것 이다. 교활한 일본이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만큼은 진리다. 국가 운명을 갈라놓을 금싸라기 같은 것이다. 그렇더라도 포퓰리즘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권에는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오로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과 대선만이 뇌리에 꽉 차 있다. 국민 경제는 어렵다. 고물가는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돈 들어 갈 추석은 또다시 다가오고 있다. 명절이 가까이 오니 어느 고교 교장의 씁쓸한 선물 체험담이 떠오른다. 그는 지난해 추석 무렵, 상부 기관장에게 소박한 선물을 보냈다. 그런데 며칠 후 택배를 통해 되돌아 왔다.

순간 부끄럽고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여겨졌다. 마치 죄를 지어 무슨 불이익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떠올랐다. 그 후 선물을 보내지 않고 있다. 사전 경고 보다 훨씬 실효성 있는 선물 차단 방법임을 입증해 준 사례다.

선물을 사양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따스한 정과 존경심과 감사 마음이 담긴 물건이 선물이다. 왜 거부하는 것일까? 보내는 사람이 미우면 선물이 달가울 리 없다. 보낸 자의 가정 형편이 어렵다면 정중히 사양 할 수도 있을 것 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다.

선물을 보낼 때 마다 내용물이 하찮아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거절해 버리는 경우도 있을 법하다. 청탁과 결부된다면 배격은 당연하다. 현금이 담긴 뇌물성 선물을 걱정한다면 사전에 경고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고교 교장이 보낸 선물을 되돌려 준 경우는 독약이 들어 있을까봐 사전 차단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약이란 뇌물성 현금의 은어다. 그 교장의 상관 집에는 선물이 쇄도했다. 산더미 같이 밀려온 선물을 택배를 통해 모두 돌려 보냈다.

그중에는 평소 가족처럼 지내던 지인들 것도 있었다. 과거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의 선물을 받아 왔다. 부인은 그런 사람들에 한해서는 선별적으로 받아 주자고 사정했다.

남편은 굽히지 않았다. 끝내 모두에게 되돌려 주었다. 친분 있는 사람들의 것을 돌려보낸 것도 의도가 있었다. 차별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불이익을 준다는 등의 사전 경고는 하지 않았다. 선물 배척은 이렇게 하는 것 이 효과적이다. 불이익 경고를 한다고 선물이 올 스톱하지 않는다.

과거 선례에서 보아왔고 선물 속성상 그렇게 돼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명절이 다가오면 지자체장들은 선물 하지 말라곤 한다. 인사 때 청탁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도 자주한다. 둘 다 원칙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몇 해 전 그런 경고 뒤에 이루어진 광역단체 인사에서 국회의원이 개입했다.

그의 청탁 덕에 특정인이 지방서기관으로 승진 했다 해서 잡음이 일었다. 언론은 연일 매질을 해댔다. 누군가가 그 지자체장에게 어마어마한 선물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선물과 인사에 대한 경고는 쇼에 불과하다는 시민의 비아냥이 그럴싸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최근 추석 선물을 보내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조직원만을 대상으로 했는지 알 수 없다. 외부로 부터의 특별한 선물에 대한 경계성 언급은 없었다.  경고의 참된 의미를 살릴 려면 밖으로부터의 것도 불이익 범주에 넣어야 옳다.

그래도 안팎으로부터 선물이 오면 어찌 할 것인가? 경고대로 실행에 옮길 것인가? 그건 미지수다. 불이익을 준다면 보낸 사람의 신상이 자동 공개된다. 가중 처벌인 셈이다. 선물 중에는 진심과 감사가 깃든 순수한 것도 있다. 불이익 경고로 얻을 것이 무엇인 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광주리포트 gjrep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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