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의 운명 같은 비극

기사입력 2008.03.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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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사람을 '라도' 출신이라고도 부른다.타 지역 사람들이 그렇게 호칭하기 보다는 전라도 출신들이 은어 비숫한 개념으로 이 말을 가끔 써 먹는다. 과거 군사 독재 시절 특히 이 말이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소외감이 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무리 잘나가도 결정적 단계에서는 미끄러지는 것이 철칙처럼 돼 버렸다. 80년대 말쯤 이지역 출신 경찰관이 치안 정감까지 올라갔다. 치안 총감인 치안 본부장 바로 아래 계급이다. 잘하면 치안 본부장 자리가 오지않을까 설레이게 만드는 자리다. 영남이나 서울 출신들이냐 그게 어렵지 않게 보이는 자리지만 라도 출신들은 치안 정감 오르는게 기적 같은 출세였다.

“오래만에 라도 출신 치안 본부장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네요”
치안 본부를 출입하는 중앙 유력지 기자에게 물었더니.“라도아닙니까.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그 기자도 라도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믿고싶지 않았다. 라도 출신이 치안 정감에 오른게 드문 현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치안 정감으로 공직을 마감해야 했다.

권력기관에서 라도 출신이 수장에 오른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었다. 수장은 고사하고 현재의 서울 중앙지검의 검사장이나, 검찰국장 같은 요직마져도 바라 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 당시는 서울을 비롯 영남등지에서 라도 출신들에 대한 질시가 극에 댈했다.

출세는 물론이고 기업체 취직도 어려웠다. 오로지 라도 라는 레이블 때문이었다. 다정 다감하고 똑똑하기 그지없는 라도 출신들에 대한 막무가내식 소외 풍조는 망국적 상황이라 할만했다. 그후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호남 정권이 바톤을 받으면서 권력 기관의 수장이 여럿 탄생하는 기적적 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면 사회에서는 호남사람들에 대한 좋지않는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외 그럴까. 뚜렸한 원인 분석이 어렵겠지만 이따금씩 충격적인 돌출 행동이 큰 몫을 한게 아닌가 여겨진다. 대형 사건을 저질렀다거나 의리를 배반하고 밀고를 했다는 등의 비겁한 행동들이 감정의 밑바닥에 깔려있었을 것 같다.

요즘들어 이지역 출신 야구 선수의 참혹한 살인극을 보면서 타 지역민들이 전라도 사람을 보는 눈이 또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아날까 걱정 스럽다. 이에 앞서 몇 달전부터 특수부 검사 출신 삼성 간부가 삼성의 로비 백태를 간간히 흘려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그런데 그 검사 출신 삼성 전직 간부가 이지역 명문 고 출신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장관급 후보에 대한 폭로공세를 펴고 있는데 그 대상자가 대학 동문이고 특수부에서 상사로 모셨던 검찰 대 선배들이다.원인을 차치하고 의리를 중시하는 그대학 동문들이 어떻게 보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끔찍한 생각마저 든다.

이 지역 사람들은 삼성의 비뚤어진 기업 행태에 대해 상단히 비판적이다. 이는 전국적 분위기 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삼성에서 100억이라는 대가를 받은 사람이 그 회사의 로비 백태를 세상에 꼭 불어 버려야하는가‘이런 의문을 달고 고개를 흔든이가 꾀 많다.

네 사람의 모녀를 잔인하게 살해 한것은 동정의 여지가 없다. 그 어떤 국민도 한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윤리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자신이 몸담았고 그도 일반 샐러리맨이 상상할수 없는 후한 대접을 받은 엘리트 그룹에 낀 인사가 벌이고 있는 폭로전을 어떻게 평가 할것인가.

결코 그에 대해 손들어 주는 국민이 절대적 우위 수준이라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국민의 평가가 어떻게 갈릴지라도 온 국민의 뇌리에는 그가 라도 출신이라점이 또렷하게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이지역 프로야구 선수가 엽기적 살인극을 벌려 온 세상을 뒤 흔들고 있다. 삼성 비리 폭로전과 살인극이 뒤섞여 온나라가 연일 들석거린다. 이 두 사건은 총선 후보 공천 논란과 맞물려 경쟁적으로 국민의 마음속을 파고들고 있다. 옳고 그름을 말하고 잔인함을 말하다 결론은 그들이 라도 출신이라는 데 초점을 맟춰 감정을 마감할까 두렵다.

민주 정부 이후 어렵게 쌓아 올린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한 순간에 모래성 무너져내린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라도민들이 벼랑에 선 기분이다. 라도의 운명 같은 비극이다. /wsw100@naver.com
  

[광주리포트 gjrep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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